중국 시안의 번화가와 상권들의 변천

중국 서안 일상

중국 시안의 번화가와 상권들의 변천

시안 동행 2025. 6. 7. 21:40

종루(钟楼) 인근 동대가(东大街)의 라마시(骡马市), 샤오짜이(小寨)의 바이후이 시장(百汇市场)과 하이강청(海港城), 그리고 제팡루(解放路) 인근에 있는 민러위안(民乐园)와 시치루(西七路) 등은 20년전에 80, 90년대생 서안 시민들에게 주말 '거리산책'의 필수 코스일 뿐만 아니라 청춘의 상징이자 '사교의 무대'였습니다...

20여 년전의 동대가는 서안에서 가장 번화한 상권 중 하나였습니다. 약 2km 길이의 이 거리는 서안 사람들의 쇼핑기억과 도시정서를 담고 있었습니다. 라오쑨지아 파오모(老孙家泡馍), 시안판좡(西安饭庄), 우이판뎬(五一饭店) 등 노포 앞에는 항상 긴 줄이 이어졌고, 카이위안 상청(开元商城), 바이성(百盛)쇼핑몰에는 매일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동대가 서남쪽에 위치한 라마시(骡马市)는 좁은 거리 양쪽에 옷, 신발, 소상품을 파는 노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호객소리와 흥정 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공기중에는 진한 생활의 정취가 퍼져 있었습니다. 이곳은 서안 청년들의 쇼핑 성지이자옛 서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였습니다. 단순한 상업거리가 아닌 서안의 역사문화와 도시정신을 담아낸 공간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동대가와 라마시는 업태 개선, 거리 재개발, 문화행사 등을 통해 새로운 발전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깊은 역사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문화와 관광이 융합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속사(易俗社)문화거리, 종루 서점(钟楼书店)은 이미 서안의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시안판좡(西安饭庄), 창안다파이당(长安大牌档), 위지안 창안(遇见长安) 등 섬서성 특색 음식점들의 입점과 '이소방(泥塑坊)', '피영희관(皮影戏馆)' 등 무형문화재 기예의 전시·판매가 결합되며 이곳은 문화, 상업, 관광이 일체화된 특색 거리로 변모했습니다.

샤오짜이(小寨)는 예전부터 서안 남부 최고의 활력과 유행을 지닌 상권으로 수많은 청년들을 모아왔습니다. 창안중로(长安中路)에 위치한 바이후이 시장(百汇市场)은 당시 상인들이 모여든 곳으로 상품의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1층의 의류·신발, 2층의 영상기기·전자제품은 사방에서 온 청년들의 발길을 이끌었습니다. 2010년 싱산스 동가(兴善寺东街)에 청년 소비층을 겨냥한 하이강청(海港城)이 정식 오픈하며 현대적 상업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고, 10여 년간 패션 의류, 음식, 레저가 결합된 공간으로 사랑받았습니다.

지금 샤오짜이 육교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면 싸이거(赛格)쇼핑몰의 붐비는 모습, 화려한 야경의 하이강청, 트렌드가 모이는 위엔리창(原力场) 등 새로운 쇼핑센터들이 서안의 강대한 발전 동력과 혁신력을 보여주며 도시의 무한한 활력을 공동으로 과시하고 있습니다.

동신가(东新街)와 제팡루(解放路) 교차로 북서쪽에 위치한 민러위안(民乐园)은 초대 '왕훙(网红)'장소로서 당시 서안 최고 번화가 중 하나였습니다. 국영 백화점, 전통 음식점, 영화관, 서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항상 북적였습니다. 서안 제89중학교, 제43중학교, 서안 실험소학교 등 우수한 교육기관들이 밀집해 학생들의 집결지이기도 했습니다.

인근 시치루(西七路)는 당시 유명한 문구거리로 고급에서 일반 문구제품까지 갖춘 수많은 가게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는데, 개학 전 문구 구매, 친구 생일선물 고르기 등 이곳에는 무수한 학창시절 추억이 서려져 있으며, 익숙한 가게들과 문구들은 수많은 청춘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민러위안의 20년 발전사는 서안 도시발전과 시민 생활변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 100년 역사의 랜드마크인 이곳은 2009년 완다(万达)입주, 2023년 황청리·민러위안(皇城里・民乐园)보행가 리모델링을 거치며 현재는 무형문화재, 문화창작상품 관련 산업과 서안 지역 특색 음식점이 융합된 문화거리로 거듭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