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절정, 강물이 꽁꽁 얼어붙고 만물이 고요히 움츠린 듯합니다. 시간마저 잠시 멈춘 것 같은 이때, 어느덧 소한(小寒)이 찾아왔습니다. “삼구 사구에는 얼음 위를 걷는다”는 말처럼, 소한은 ‘이구(二九)’와 ‘삼구(三九)’ 사이에 자리해 빙상 스포츠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때입니다. 사람들은 은빛 빙판 위를 달리며 점프하고 회전합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바로 이 활기가 소한을 여는 특별한 매력입니다.
소한은 이름에 ‘작을 소(小)’ 자가 들어가지만, 결코 가볍게 볼 절기가 아닙니다. “소한은 이삼구에 들어 천지가 꽁꽁 얼어붙어 몸이 덜덜 떨린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이때부터 본격적인 한겨울 추위가 시작됩니다.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면 땅이 얼어붙은들 무슨 상관이랴”는 말처럼, 추위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몸을 움직이는 것이겠지요.
정성을 다해 차린 한 상의 따뜻한 음식은 오직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하지만 든든한 행복입니다. 중국 톈진(天津)의 옛 풍습에 따르면 사람들은 소한에 황아채(黃芽菜)를 먹습니다. 《진문잡기(津門雜記)》에 기록된 대로 동지 후에 저장해 둔 배추 속을 보름 뒤 꺼내면 그 맛이 더할 나위 없이 아삭하고 연합니다. 찌거나, 국을 끓이거나, 볶아도 그 신선하고 달큰한 맛은 입안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차가운 북풍이 남하하면서 남쪽 지방 사람들도 음식으로 추위를 달랍니다. 난징(南京) 사람들은 소한이면 채반(菜飯) 한 그릇을 특별히 준비합니다. 서리를 맞아 단맛이 오른 ‘애교황(矮脚黃)’ 청경채에 판야(板鴨, 말린 오리고기), 함육(咸肉, 절인 고기), 소시지를 넣고 찹쌀과 생강 채를 함께 넣어 뜸을 들여 지어냅니다. 한입 먹자마자 ‘신선함’과 ‘짭조름함’이 미뢰에서 조화를 이루며, 그 고소함은 속까지 따뜻하게 전해집니다.
찹쌀밥은 맛도 좋을 뿐 아니라 몸의 한기를 쫓는 데에도 좋습니다. 광저우(广州) 사람들도 소한이면 이 찰진 밥을 즐깁니다. 라러우(臘肉, 소금에 절이고 훈제한 고기)의 진한 기름기를 머금은 찹쌀밥은 찰지되 끈적이지 않고, 고소하지만 느끼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씹을수록 입안에 오래 남는 이 맛은 집의 향기이자 겨울이 선사하는 특별한 위로입니다.
든든하게 식사를 마쳤다면 이제 밖으로 나설 때입니다. 거울 같은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 블레이드로 경쾌한 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무지개 열차’처럼 이어진 썰매 행렬에 합류하거나, 빙상 자전거를 타며 미끄러지는 듯한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활기찬 빙장을 보면, 한겨울의 가장 단순하고 순수한 즐거움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됩니다.
송나라 시인 주숙진(朱淑真)은 “규채 그림자 동지에 길어지고, 매화는 소한을 틈타 피어난다(葵影便移长至日, 梅花先趁小寒开)”고 했습니다. 소한이 오기도 전에 매화는 이미 조용히 향기를 발산합니다. 차가운 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매화의 은은한 향과 눈의 상쾌한 기운, 그것이 바로 우리 곁에 다가온 계절의 신호입니다.
이럴 때 한번쯤 ‘답설심매(踏雪尋梅)’의 여정을 떠나는 것도 좋겠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설원 속에서 한 줄기 붉은 빛을 찾아 가까이 다가가 은은한 향기를 맡노라면, 순간 온몸에 상쾌함이 퍼지고 마음속에도 꽃이 피어나는 듯합니다. 바람에 꽃가지가 흔들리면, 생각도 함께 저 멀리 흘러갑니다.
2026년으로 들어서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또 하나의 기대가 자리 잡습니다. “소한에는 떠도는 이들이 고향을 생각하고, 대한 연말에는 온 가족이 단란함을 축하한다(小寒游子要思归, 大寒岁末庆团圆)”는 말처럼, 먼 곳에 있는 이들은 돌아갈 길을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귀가’라는 두 글자는 방랑자의 마음에 확고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날씨는 차갑지만 마음만은 뜨겁습니다. 다시 만남에 대한 간절한 마음은 여전히 깊고도 길게 이어집니다.
따끈한 집밥 한 상을 차리든, 뜨거운 열정을 쏟는 빙상 스포츠를 즐기든, 이 모든 겨울의 작은 조각들은 차가운 절기에 따뜻한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오늘, 소한을 맞이하면서 마음속에 언제나 햇살이 가득 차 모진 서리와 바람을 이겨내시고, 소원 성취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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