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이 들려주는 장안성 이야기 - 당삼채 재악 낙타용(唐三彩载乐骆驼俑)

낙타가 직사각형 받침대 위에 서 목을 길게 빼고 우는 듯한 자세입니다. 등 위에는 화려한 융단이 깔려 있으며, 그 위에 총 8명의 악단원이 타고 있습니다. 그중 한푸(汉服)를 입은 7명의 남성 악사들은 각기 다른 악기를 들고 바깥을 향해 책상다리하고 앉아 연주하고 있으며, 중앙에 서 있는 여성은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이동 공연단입니다.

 

이 유물은 섬서역사박물관(陕西历史博物馆)에 소장된 당삼채 재악 낙타용(唐三彩载乐骆驼俑)으로, 1959년 6월 하순 서안시 서쪽 교외 중보촌(中堡村)의 당나라 무덤에서 출토되었습니다. 생동감 넘치는 낙타는 당나라 악단을 태우고 "순회" 공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악 낙타용은 낙타를 교통수단 삼아 이동하며 공연하는 순회 악단의 형상을 표현한 것으로, 악단에는 가수와 악사들이 각기 다른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높은 낙타 등에 앉으면 조금이라도 두려워하는데, 낙타 등위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하는 악단원들은 모두 태연한 모습입니다.

 

7명의 남성 악사들은 복두(幞头.옛날에 남자가 쓰던 두건의 일종)를 쓰고 둥근 깃의 좁은 소매 장포(长袍.두루마기)를 입은 채 바깥을 향해 책상다리하고 앉아 있습니다. 중앙의 여성 가수는 당나라 여성의 전형적인 헤어스타일을 하고 허리를 높이 조인 긴 치마를 입은 채 우아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입니다. 전체 작품의 인물 형상은 생생하고 활기차며 낙타는 유난히 의기양양해 보입니다.

 

낙타 등에 탄 8명의 악단원들은 용모로 보아 모두 한인(汉人)이지만, 7명의 악사들이 손에 쥔 악기에는 중원(中原)의 전통 악기와 서역(西域)에서 전래된 악기가 모두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생(笙), 소(箫), 배소(排箫), 박판(拍板)은 중원의 전통 악기이며, 비파(琵琶), 공(箜篌), 횡적(横笛)은 서역에서 전래된 악기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가 개원(开元)과 천보(天宝) 연간에 유행한 호부신성(胡部新声)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호부신성은 당나라 시기 소수민족 음악과 춤이 하서 지구(河西地区)에 전해진 뒤 한인(汉人)에 의해 개량되고 한족 음악·무용의 특징과 융합되어 창조된 새로운 음악·무용 형태입니다. 당나라 사람들은 외래 문화를 배우는 데 능했으며, 이러한 외래 문화와 토착 문화를 융회관통하였습니다.

 

당나라시기 문화예술의 번영과 제작공예의 발달은 장인들에게 더 많은 예술 창작의 공간을 주었습니다. 장인들의 자신감은 다시 재악 낙타용 등의 작품을 통해 표현되었습니다. 이 유물은 성당(盛唐)시기의 음악과 가무(歌舞), 특히 서역 음악·무용이 중국에 미친 영향 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섬서성은 고대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서 한나라부터 당나라에 이르기까지 이 길이 개척에서 번영하는 과정을 목격하였습니다. 특히 당나라에 이르러 실크로드 무역은 더 많은 중외 문화 교류와 융합을 가져왔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이 낙타 등에 앉은 악단을 바라볼 때면, 마치 성당 시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감동적인 선율이 귓전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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