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성 하나에 당시(唐詩.당나라 시)의 절반이 깃들어 있다.(一座长安城,半部全唐诗)”, 새벽을 알리는 종소리와 저녁을 알리는 북소리, 그리고 석양의 붉은 노을까지, 중국 서안의 땅 한 구석구석에는 당시의 숨결이 깊이 스며 있습니다. 새봄을 알리는 등불이 고성(古城)을 밝히면, 장안은 당시의 아름다운 운율 속에서 조용히 잠에서 깨어납니다.
올해 설날, ‘장안12시진(長安十二時辰)’ 테마 거리는 시와 과학기술, 그리고 춘절 풍습을 하나로 엮어냈습니다. 아름다운 공간 연출과 공연, 문화와 역사의 깊이 있는 조화를 통해 방문객들을 시의 향기로 감싸 안으며, 시 속에 생생하게 그려진 ‘성당의 장안’으로 초대합니다.
남문 밖에는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준마(駿馬)가 힘차게 달려옵니다. 그 곁에는 맹교(孟郊)의 시구, “봄바람에 뜻을 이루니 말발굽도 가볍구나(春風得意馬蹄疾)”라는 즐거운 시구가 함께하며, 이는 곧 모든 이에게 “하루 만에 장안의 꽃을 다 보았네(一日看盡長安花)”라는 아름다운 축복을 전합니다.
거리 안으로 들어서면, 어느새 두보(杜甫)가 노래한 “삼월 삼일, 날씨도 새롭구나(三月三日天氣新)”라는 성당(盛唐)의 봄날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화창한 봄날,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찬란한 풍광 그 자체입니다. “구름을 보면 그녀의 옷자락을, 꽃을 보면 그녀의 얼굴이 뜨오르네. 봄바람에 난간 스치니 이슬 맺힌 꽃 더욱 짙어라(云想衣裳花想容,春风拂槛露华浓)”
매서웠던 겨울의 기운은 온 정원 가득한 봄빛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모란은 한껏 품위 있고 우아한 자태로 활짝 피어났고, 복사꽃은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마치 구름이자 노을처럼 아름답습니다.
건물 1층 중앙 중정(中庭)은 반드시 들러야 할 시적 감성의 핵심 공간입니다. 알록달록한 튤립이 눈부신 꽃바다를 이루고, 그 위로 황금빛 당시의 명구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조명 아래 반짝이는 수많은 고전 시구들 앞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깁니다. 이렇게 시의 정취는 새해를 맞이하는 가장 아름다운 배경이 됩니다.
양옆에 마련된 시구(詩句) 복도는 분위기를 한껏 살려줍니다. 은은한 등불이 스며들고, 황금빛 시구와 구름 흐르듯 물 흐르는 듯한 필체의 서예 작품이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그 사이를 걷다 보면, 손끝으로 천 년을 이어온 문맥(文脈)의 온기가 살며시 전해지는 듯합니다.
만약 아름다운 공간 연출이 ‘멈춰 있는 시’라면,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체험은 바로 ‘살아서 흐르는 운율’입니다.
〈예상우의무(霓裳羽衣舞)〉는 양귀비(楊貴妃)의 “한 번 돌아보며 살짝 웃으니 백 가지 교태가 절로 생겨, 온갔단장한 후궁의 미녀들조차 얼굴색을 잃었네(回眸一笑百媚生,六宫粉黛无颜色)”라는 아름다움을 눈앞에 펼쳐내고, 〈만방래조(萬邦來朝)〉는 성당의 “하늘 높이 궁궐 문이 활짝 열리니, 만국의 사신이 임금님께 절을 올리네(九天阊阖开宫殿,万国衣冠拜冕旒)”라는 웅장하고 장엄한 기상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절류송별(折柳送別)〉이 담은 중국 특유의 낭만, 〈비파행(琵琶行)〉이 전하는 천 년의 깊은 감회, 〈장진주(將進酒)〉의 호탕하고 거침없는 기개까지, 하나하나의 공연은 당시(唐詩)가 품은 감정의 울림을 무대 위에 완벽하게 그려내며, 역사서 속에서만 만나던 시를 생생하게 ‘살아 숨 쉬게’ 하고 훌륭한 공연을 통해 시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습니다.
거리 곳곳에서는 ‘시인 NPC’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달을 향해 술잔을 기울이는 ‘이백(李白)’, 시를 읊는 놀이인 비화령(飛花令)을 즐기는 ‘왕유(王維)’, 시에 관한 재치 있는 수수께끼를 내는 ‘어현기(魚玄機)’, 그리고 ‘글 선생님’과 ‘갓 급제한 진사(進士)’들까지.길거리와 골목골목에서는 그림과 글씨에 능한 떠돌이 상인들이 손가락으로 산수화를 그리고, 붓을 들어 성당의 시를 써 내려가며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바로 이 순간, 산수는 더 이상 아득히 먼 대상이 아니며, 당시는 더 이상 침묵하는 문자가 아닙니다.
관광객들은 시 짓기 실력을 겨루며 전용 화폐인 ‘장안비전(長安飛錢)’을 얻어 특색 있는 문화상품으로 교환하기도 하고, 당나라 때 유행한 공수례(叉手禮, 두 손을 모아 경의를 표하는 인사법)를 배우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경험은 역사가 교과서를 벗어나 우리 삶 속으로 성큼 들어와, 직접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 체험이 되도록 해줍니다.
천 년의 당시가 현대의 과학 기술과 만나면, 색다른 재미의 불꽃이 튀기도 합니다. 올해 설날, 이 거리에는 몇몇 특별한 ‘신입 직원’이 새로 합류했습니다. 바로 지능형 로봇과 디지털 휴먼 직원들입니다. 이들은 관광객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나라 문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당시 또한 거침없이 읊어 보입니다.
남문에 배치된 로봇은 인사하고 춤추는 것은 기본이고, 그야말로 당나라 문화에 관한 ‘살아 있는 백과사전’이라고 할 만합니다. 당시에 얽힌 옛 이야기부터 장안의 민속까지, 관광객이 어떤 질문을 해도 척척 대답하여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신기하게 여기며 함께 어울려 웃음꽃을 피웁니다.
여인거리(麗人街)에 있는 ‘다도(茶道) 로봇’도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다기를 집어 차를 넣고, 물을 따라서 차를 권하기까지 로봇의 일련의 동작이 물 흐르듯 매끄럽습니다. 차를 우리는 동안에는 관광객과 유창하게 시를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매표소의 디지털 휴먼 직원은 당나라 문화와 당시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테마 거리의 입장권 가격과 종류 등 업무 관련 정보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습니다.
시구(詩句)를 활용한 공간 연출부터 관객 참여형 공연까지, 그리고 선비들의 풍류(風流)에서 과학 기술의 접목까지, 장안12시진 테마 거리는 다채로운 방식을 통해 ‘당시의 수도’로서의 깊은 의미를 펼쳐 보입니다. 이곳에서 당시와 역사는 더 이상 옛 문헌 속에 갇힌 정적인 문자가 아닙니다. 거리마다, 골목마다 살아 숨 쉬는 일상의 온기로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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